짧게 짧게 갑시다
스코틀랜드 야드 게임
일본 소설/로맨스 물
중간에 보수적 아저씨가 나오면서 한국인들에게 민감한 문제가 잠시 나옵니다. (영토 분쟁, 신사 참배 등등의) 약간 일상판타지 같은 이런 소설도 좋아하고, 가장 첫 부분이 마음에 들어서 줄곧 고민하는 책이지만, 중간의 저 부분 때문에 남에게 쉽게 추천하지는 못할 것 같은 책. 그냥 시간 떼우는 용으로 읽을 정도로 얇은 편이고, 가벼운 내용이라 책장이 빨리 넘어갑니다. 나로서는 쿠키 같은 역할이 좋았는데, 음..류승민 같은 이미지였어요.
환야
일본 소설/미스터리 계열 (히가시노 게이고)
음. 그..마츠모토 세이초의 악녀 시리즈 셋과 비슷한 느낌. 이 사람도 ~야 시리즈 하나 더 낸다고 하던가. 어쨌든, 역자는 백야행 후편으로 보는 것 같고, 그런 느낌 비슷하기도 한데, 음. 백야행에서 유키호와 료지가 서로에 의한 관계였다면, 여기서는 유키호가 료지를 이용하게 하는 이야기. (주인공들 이름이 유키호와 료지는 아니지만) 드라마 백야행을 보지는 않았지만, 유키호와 료지에 대해서 작가가 다루지 않은 부분을 다뤄서 좋았어요, 라는 평이 대부분이라고 들었는데, 그냥 환야 읽으면 될 듯. 특히 이번엔 남자의 시점이라 료지의 입장이 더 잘 보입니다.
점성술 살인사건
일본 소설/미스터리 (시마다 소지)
아..무지 인기 있죠. 이거. 엄청나요. 하여튼, 그 소년탐정 김X일에서 베껴 쓴 트릭이니까. 어디냐고 한다면 전부..그냥 시마다 소지 글이 나랑 안 맞는 것 같을 뿐. 아니면 내가 요즘 너무 멍청해 진 거든지, 모종의 일의 후유증으로 이름을 잘 기억 못 해서 그런건지. 하여튼, 집에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가 있어서 몇 번을 읽고 포기하고 하는 와중에 빌렸습니다. 읽기는 다 읽었어요. 환야 두 권 다 읽은 시간보다 오래 걸려서 그렇지. 시마다 소지 소설 두 권은 문화 차 때문인지, 번역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글이 이상한 부분이 종종 있어서 같은 문장을 몇 번이나 다시 읽게 되는데, 그냥 작가가 원래 그런가 보다..하고 있습니다. 이건 뭐 독후감이 아니라 넋두리가 되네. 어쨌든, 소설은 머리 좋은 분들은 그냥 기억하면서 읽으시면 되고, 보통인 분들은 노트 한 페이지에 이름이랑 이런거 베껴두고 읽으면 편합니다. 소설 자체는 금방 풀려요-트릭이. 질질 안 끌고, 힌트를 독자에게도 다 주어서 좋았습니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독자에의 도전장' 같은 부분이 두 번 나오는데..어쨌든.
위자드 베이커리
국내 소설 / 성장, 일상판타지 류
이런 소설을 너무 좋아해서 문제라니까...재미있었습니다. 정말로. 마지막의 Y의 경우, N의 경우로 나눈 결말도 좋았고. 해피엔딩이 아니란 이야기를 들어서 불안 했었는데, 다행히 좋은 엔딩. 책 표지 (특히 뒷표지)가 좀..뭐랄끄나..청소년 문학상을 받았으니 그에 맞긴 하지만, 인터넷 소설 같아서 그게 좀 불만이었을 뿐, 책은 좋았습니다. 책은. 주인공의 [그 사건]은 범인 알기가 쉽긴 했지만 그에 관계 없이, 주인공과 점장님과 알바 소녀의 구도가 참 좋아요. 사이 좋구나. 진부하다면 진부한 내용이지만, 그럴수록 작가가 얼마나 잘 쓰느냐에 따라서 페이지 넘어가는 속도가 결정되죠. 이건 참 빨리 읽을 수 있습니다. 아침에 깨서 읽어야지, 한 다음 후루룩 읽었으니까. 도서관에서 누가 반납한 책이었는데, 전에 살까 말까 고민하던 책이라 (앞표지 디자인+제목을 보고 혹해서..) 빌려왔던 책입니다. 하. 하. 참 잘했어요라고 그 날의 저에게 상이라도 주고 싶군요. 다만 읽는 중간에, 이 책 기증자인지 대여자인지, 수정 테이프로 책 중간 중간 단어나 대화를 지워놔서 열이..스팀이..증기가...도서관 책에 그딴 짓 좀 하지 마쇼.
내 심장을 쏴라
국내 소설 / 이걸 무슨 장르라고 해야 되나.................
예전에 교보에서 나눠 준 물티슈(책을 사면 덤으로 보내주는 이벤트를 한 적이 있다) 그림을 보고, 되게 일본 소설 같은 디자인이네, 하고 넘어갔다가 도서관에서 보고 빌려왔다. ..............................이 책은 사야겠다. 재미있어요. 엔딩이 해피다 새드다 나눌 수 없는 모호함이 있긴 한데, 작가가 글 쓰는 방식도 좋았고 (앞부분은 몹시 웃기고 뒷 부분은 몹시 몰입도가..), 다른게 아니라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자기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어떤 캐릭터가 좋았냐고 하면 류승민은 당연하고 김용하고..최기훈 선생도 좋았고..거리의 악사나 그 도사님도 좋았고..우울한 청소부도..그 할아버지도..말을 뭐라고 불렀더라. 또..또...또..뭐더라. 하여튼. 등장 인물들이 하나같이 다 좋아요. 악역은 주인공에게는 둘이라고 봐야되나, 조연에게는...뭐 그 집은 패밀리니까. 아, 중간에 캐릭터들의 음..뭐랄까..설정이 좀 뒤집힌 듯한 부분도 있긴 한데, 뭐든. 호밀 밭의 파수꾼 같은 책입니다.
아홉번째 집 두 번째 대문
국내 소설 / 순문학인가..장르는 잘 모르겠네요. 순문학이겠죠. 위의 것도 그렇고.
작가 본인이 어느 정도 들어가 있는 소설이라, 상당 부분이 디테일합니다. 재미는 그냥 그런데, 장면장면이 예쁘고 감성이나 글이 예쁜 부분이 종종 나와요. 주인공이 작가라 그런지 모르겠는데, 소설가가 가지는 감성이 이런 거구나 싶을 때가 종종. 약간 현실판타지 부분이 있긴 하지만-아까도 말했지만 전 그런게 너무 좋아요...-마지막이 예쁘고 아내가 좋아서 가끔 생각이 납니다. 아직도 빛은 이란 시가 생각 나네요.
빛은/조금이었어 // 아주/조금이었지만 // 그래도/빛이었거든.
이 시를 들은 다음 펑펑 울던 작은 언니가 아직도 생각납니다.
측천무후
중국 소설 / 시대 소설 (샨샤)
역사에 대해서라면 국사도 문외한인 정도라, 시대 소설은 좋아만 하는 정도인데 측천무후가 보여서 빌려왔었습니다. 초반은 그 대지+인수대비/천추태후 같은 분위기였는데 성애 부분이 계속 나오다보니..대놓고 정사가 그려져 있지는 않은데, 그냥 그..음..그래서 저런 부분만 뛰어넘고 읽자! 라고 했으나.......계속.......나와서......그만......됐어....안녕히.....그냥저냥 취향만 맞으면 괜찮은 책인 것 같습니다. 끝은 못 지켰지만...서태후도 이러려나. 다음엔 서태후를 빌려올까 했는데 좀 겁나네요.
보트하우스
국내 소설 / 순문학 이겠지요..
아홉번째 집 두 번째 대문과 비슷하게도, 화자가 작가입니다. 여기선 소설가. 클로버 727를 찾고...약간의 순문학 같았다가 중간부터는 판타지도 됐다가..하지만 작가님께 죄송하게도 읽다가 덮었습니다. 한 가지 이유는 작가의 사상이 나와 맞지 않았고, (뭐였더라, 화간이든 불륜이든 호텔에 들어와서 저지를 수 있는게 기껏 섹스 밖에 더 있느냐는 문구가 있었을 때가 절정이었습니다.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이해를 하라면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저랑은 맞지 않았습니다.) 다른 이유는 성애적 부분이 너무 많아서. 몇 번 나온 것 같지는 않은데, 측천무후와 같이 빌려와서 읽고 있었더니 하루 종일 책에서 떡떡떡 밖에 안 보여 질식사 했습니다. 꿱.